‘타다금지법’ 통과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들
‘타다금지법’ 통과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들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3.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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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본회의 통과...찬성 168 반대 8
“혁신과 성장 가로막아” vs “오히려 활성화 계기될 것”

[모닝경제]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찬반 논란 끝에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 벤처업계를 상징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이찬진 포티스 대표가 상반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재웅 대표는 “혁신과 미래성장을 가로막는다”며 대통령 거부권까지 요청한 반면, 이찬진 대표는 “오히려 활성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이다. 

업계에선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모빌리티 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상생을 위한 혁신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국회 본회의 통과...1년 6개월후부터 ‘불법’

국회는 6일 밤 열린 본회의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을 재석의원 185명에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으로 통과시켰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대여할 때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일 때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핵심 내용이다. 

타다는 현행법상 별도의 규제 조항 없이 '11~15인승 승합차 렌트 시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운영해왔지만, 이를 금지하는 것이다. 통과된 개정안은 공포일로부터 1년 후 시행하고, 시행일로부터 6개월 처벌 유예 기간을 두었다. 이에 따라, 타다의 현행 서비스는 앞으로 1년 6개월 후부터 불법이 된다.

박홍근 의원은 "이 법안은 결코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법, 택시 혁신 촉진법"이라며 취지를 설명하고 "혁신이 제도 밖에서 태동했어도, 제도권 안에서 질 좋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찬진 대표가 SNS에 올린 찬성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반면,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택시가 잘 안 잡히는 주말엔 타다를 이용하며 시민들이 택시를 불편해하고 타다를 왜 좋아하는지 느꼈다"며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을 법에 가두려고 한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모습이 미래로 가는 첫차가 아니라 과거로 가는 마지막 차를 타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 이재웅 “혁신 가로막아..대통령 거부권 행사해달라

타다 측은 개정안 통과를 전후해 잇따라 입장을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다. 

2018년 10월부터 타다를 운영해온 이재웅 쏘카(타다의 모회사) 대표는 타다금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 편에, 국민 편에 서야 할 정부와 국회가 170만명의 국민 이동을 책임졌던 서비스를 문 닫게 한다. 국토교통부와 국회는 국민 선택권을 빼앗고 과거 시간으로 되돌렸다"는 글을 올려 강하게 비판했다. 박재욱 타다 대표는 법사위 통과 직후 서비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웅 대표의 페이스북 글.
이재웅 대표의 페이스북 글.

본회의 표결 전인 6일 오후엔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요청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통령님이 '타다’같은 새로운, 보다 혁신적인 영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이 법안은 ‘타다’같은 혁신적인 영업들의 진출이 막히는 법“이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올해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있었다.

이 대표는 본회의 통과 직후인 7일 새벽엔 “후배들과 다음 세대에 면목이 없다”며 “정치인들의 민낯을 보았다. 이러면서 벤처강국을 만들고 혁신성장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고민해주면 고맙지만 아니라면 빨리 공포해주면 좋겠다. 더이상의 희망고문은 못 견디겠다"는 말도 했다.

한편, 타다는 8일 안내문을 올리고 “타다 어시스트 서비스가 7일부터 중단된다”며 이후 순차적으로 서비스들을 멈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다는 이 안내문에서 "사법부는 타다가 현행법에 기반한 합법 서비스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국토부와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 개정을 강행해 ‘타다 베이직’과 동일한 형태의 이동 서비스는 향후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서비스 중단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이찬진 “결코 패배 아냐...오히려 활성화 계기될 것” 

반면 한글과컴퓨터의 창업자로 이재웅 대표와 함께 ‘성공한 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타다 금지법’을 환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찬진 대표는 4일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대 국회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개정안은 타다금지법이 아니고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후세에 기억될 것"이라며 “긴 세월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택시와 승차거부 등의 문제가 해결되는 걸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찬진 대표의 페이스북 글.
이찬진 대표의 페이스북 글.

이 대표는 "타다는 결코 좌절하고 패배한 것이 아니다"며 "타다는 위대한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계기를 만들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어렵고 힘들지만 충실히 해줬고 그것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찬진 대표는 타다를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타다가 택시 면허를 사들이고 정부는 타다와 같은 사업 면허로 전환해주면 어떨까”라는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재웅 대표는 타협안에 대해 “타다의 서비스는 합법적”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 모빌리티 업계 ‘새판짜기’ 가속화될 듯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모빌리티 업계에서 ‘새판짜기’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택시업계와의 갈등과 찬반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합법적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은 택시와 같은 여객운송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며 "두 번째는 여객운송의 데이터를 플랫폼을 통해 축적해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한다거나, 그런 데이터를 가지고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게 자율주행을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 및 데이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타다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객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모빌리티 사업자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위모빌리티·벅시·벅시부산·코나투스·KST모빌리티·티원모빌리티 등 7개 업체들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개정안 통과를 환영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이들 업체는 입장문을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를 둘러싼 안팎의 불안 요인도 사라질 수 있게 됐다"며 "택시와 플랫폼 업계 간 충돌과 갈등, 플랫폼 업계 내부의 반목도 사라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한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여객법 개정을 환영한다"며 "개정안은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타다 등 플랫폼을 이용한 모빌리티사에 혁신의 기회를 주고 경쟁할 계기를 마련한 '타다 활성화법'"이라고 밝혔다. 또한 "렌터카 차량으로 플랫폼 운수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부분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렌터카는 택시가 될 수 없으며, 렌터카가 운임을 받을 경우 택시 관련 여객법 전체와 충돌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사업의 합법성이 확보된 만큼, 모빌리티 업계가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타협을 통해 마련된 개정안이 확정된 것인 만큼, 앞으로 상생 기반의 모빌리티 혁신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과제를 안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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