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최강자 '스포티파이' 한국 론칭 임박...멜론 아성 흔들릴까
글로벌 음원 최강자 '스포티파이' 한국 론칭 임박...멜론 아성 흔들릴까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3.26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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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국지사 설립...국내 론칭 임박한 듯
국내 음원 시장 변수로 떠오르나

[모닝경제] 글로벌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가 한국지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되며, 향후 국내 음원 시장에 불러올 판도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음원 업체들이 수성(守城)에 나서야하는 상황에서, 특히 시장점유율 1위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가 어떤 대응책을 들고 나올 지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의하면, 스포티파이는 올해 1월 17일자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위워크'에 자본금 9억 원 규모의 '스포티파이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대표는 피터 그란델리우스(Peter Grandelius) 스포티파이 본사 법무 총괄(Head of Corporate Leagal)이 맡았다.

기술력과 무료 앞세운 글로벌 음원스트리밍 No.1

스포티파이는 2006년 설립되어 2008년 10월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전 세계 79개국에서 2억71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중 유료회원만 1억2700만 명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외국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고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에는 이번에 뒤늦게 진출했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시장의 넷플릭스'로 불린다.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정밀한 개인 맞춤형 비디오 추천시스템과 무료 체험 서비스를 앞세워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넷플릭스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동종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티파이의 공동설립자인 트리스탄 지하나드와 브라이언 휘트먼은 미국 MIT 박사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기술의 기반이 되는 기계학습과 자연어처리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러한 배경은 스포티파이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기반이 됐다.

스포티파이는 자체 기술력을 갖추는 한편,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을 차례로 인수해왔다. 2014년 음악데이터 분석업체 에코네스트를 1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사이언티픽, 닐랜드, 마이티TV와 같은 인공지능 데이터를 다루는 업체들을 꾸준히 인수해 기술력을 강화했다.  

스포티파이의 유료회원은 한달에 1만 원을 내면 자신의 음악적 취향에 맞는 추천곡들을 들을 수 있는데, 이 추천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스포티파이 유료회원인 국내의 한 이용자는 "좋아하는 음악들과 유사한 추천곡을 듣다보면 새로운 노래와 가수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만만찮다"며 "특정가수와 노래에 치우치지 않고 폭넓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스포티파이의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 경험과 고객 충성도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편,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스포티파이의 성공에 한 몫을 담당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에서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1020세대 사이에 인기를 끌며 사업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스포티파이의 무료 회원은 가입 후 배너광고 등을 보는 조건으로 무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당 개별 광고를 하나씩 봐야 조건은 아니고, 이용하는 동안 사이트 내에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무료회원은 원하는 음악을 지정해 들을 수 없지만, 듣고 싶은 가수나 앨범,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을 무작위로 재생할 수 있다. 원하는 특정곡만 듣는 것보다, 실시간 차트 인기곡이나 선호하는 장르의 음악을 무작위로 듣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서비스인 셈이다.

국내 음원시장 진입장벽 높아...가요음원 확보가 관건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론칭이 임박해 오면서, '밥그릇'을 지켜내야하는 국내 업체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지만, 대체로 "국내 음원 시장의 특성상 스포티파이의 고전이 예상된다"와 "가요음원을 확보하면 승부수를 걸어 볼만하다"로 요약된다. 

고전을 예상하는 쪽은 애플뮤직의 사례를 든다. 2015년 한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2위 업체 애플뮤직은 여전히 시장 점유율이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애플뮤직이 한국 음원 유통 업체들과 협상에 실패하며 국내 음원시장에서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요 음원들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을 실패원인으로 보고 있다. 애플뮤직이 보유한 음원 수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40%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멜론의 3배 규모에 이르지만, 국내 가요 음원 수는 한참 부족하다.  

무엇보다, 국내 음원 시장의 구조적 특성은 새로 진출하는 업체, 특히 해외 업체에게 만만찮은 장벽이 된다. 음원 관련 시장은 통상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그리고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밸류체인'이 구성되는데, 국내 음원 시장은 사실상 포털과 이동통신사가 지배하는 구조다. 1위 서비스 멜론은 과거 SK텔레콤이 운영하다 카카오로 주인이 바뀌었으며, 2위 '지니'는 KT의 계열사인 지니뮤직에서, 3위 '플로'는 SK텔레콤에서 운영 중이다. '바이브'와 '네이버뮤직'은 네이버가, '벅스'는 NHN벅스가 운영하고 있다.

2019년 11월 현재 국내 음원시장의 구조 (자료=지니뮤직,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2019년 11월 국내 음원시장의 구조 (자료=지니뮤직,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해볼만하다"는 쪽은 가요 음원 확보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 스포티파이를 벤치마킹한 플로나 바이브가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가요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인 국내 음원 시장 특성상 가요 음원 확보없이는 큰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요음원을 확보한 후에는 현지화에 집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음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도 한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업체들은 현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음원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내는 접근도 중요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입맞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로 재구성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티파이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포티파이는 2017년부터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능있는 뮤지션들이 스포티파이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무명의 뮤지션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은 이용자들에 대한 각종 데이트를 무료로 확인하고 음악 작업에 활용할 수 있게된다. 이 과정에서 뮤지션은 자신의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을 수 있다. 음악 콘텐츠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유통-플랫폼-인프라로 이어지는 기존의 시장 구조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강자' 멜론, 독주체제 지켜낼까

카카오는 이제 '국내 음원 업계 최강자' 자리를 놓고, 국내 업체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최강업체와도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2004년 문을 연 멜론은 10년 이상 1위를 달리며 명실상부한 업계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경쟁력과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운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에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멜론은 2019년 11월 월간 순이용자수(MAU)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39.9%를 기록하며 40%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2018년 3월 62%, 2018년 12월 45.3%, 2019년 1월 44.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내리막세가 이어지며 채 2년이 되지않는 사이에 20% 이상 점유율을 빼앗긴 것이다.

멜론이 내어준 점유율은 지니, 플로, 바이브에게로 돌아가 각각 10%, 40%, 342%가 늘어났다. 멜론의 옛주인 SK텔레콤이 2018년 새롭게 선보인 '플로'와 네이버에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로  출시한 '바이브'의 성장이 눈길을 끈다.

2019년 11월 국내 음원서비스별 월간 순이용자수(MAU) 현황 (자료=코리안클릭)
2019년 11월 국내 음원서비스별 월간 순이용자수(MAU) 현황 (자료=코리안클릭)

최근 멜론은 개인화 큐레이션 등 이용자들의 취향과 이용패턴을 반영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입지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반 개인화 큐레이션-For U’와 사용자의 이용이력을 분석한 ‘MY’가 대표적이다. ‘For U’는 ‘MY’를 통해 분석된 개인의 이용이력에 맞춰 브랜드 시작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방대한 빅데이터와 카카오의 추천 엔진으로 찾아낸 이용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식 선곡을 제안한다. 또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미니 AI스피커, 카카오i 등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양한 플랫폼과 결합해 일상 생활 속에서 음악서비스와의 접점을 넓혀나갈 수 있다는 것도 멜론에겐 큰 강점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이라는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멜론에게, 글로벌 최강자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 소식은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카카오가 스포티파이에 맞서 어떻게 1위 자리를 지켜낼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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