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아시아나항공에 발목 잡히나?
'투자의 귀재'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아시아나항공에 발목 잡히나?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3.30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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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호텔, 항공 업계 3조 투자
코로나에 직격탄..."아시아나 무리한 인수" 지적

[모닝경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잇따른 공격적 투자가 코로나 사태를 만나 위기에 처했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투자금액을 호텔과 항공사업 분야에 쏟아부었으나,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맡으며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텔•항공업계 3조 투자...코로나 직격탄 맞아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이 무리수가 아니였냐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고 2조5000억 원을 들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은 재무적 투자자(SI)로서 인수금액의 20%에 해당하는 4,899억 원의 조달을 맡게됐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전쟁 등의 악재를 겪으며 침체에 접어들었고, 특히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항공수요가 급감하며 줄줄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인수시점으로부터 불과 3개월이 지나지 않아,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엔진 결함 문제가 잇따라 발생할 정도로 노후 항공기 이슈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노후 항공기를 교체하거나 정비를 강화하는 데 당초 예상 금액보다 큰 투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5,24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도 정상화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박현주회장이 미래에셋대우 내부 경영전략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대우)
박현주회장이 미래에셋대우 내부 경영전략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대우)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호텔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을 한꺼번에 인수했는데, 투자금액은 총 58억 달러(약 6조9,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로 이뤄진 미래에셋컨소시엄과 대출, 외부조달 등으로 58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1조8,00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4,900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은 각각 1,900억 원과 1,0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에만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제휴를 통해 핀테크 사업에 투자한 6,790억 원을 포함해 모두 3조 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9조1,900억 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32.3%에 이르는 금액이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은 박현주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지만, 문제는 항공과 호텔사업 분야가 코로나 사태의 악영향을 여과없이 그대로 맞닥뜨리게 돼 업계의 우려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무리한 투자" vs "재무건전성 이상없어"

무리한 투자라고 우려하는 시선은 미래에셋대우의 투자확대가 자본적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의 자본 적정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가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면서 아시아나 지분 인수 직후 셀다운에 나서 인수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4분기 미래에셋대우의 신NCR(연결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770.3%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2033.7%보다 263.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구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한 자본적정성 지표로, 금융당국이 2016년부터 대형 투자은행(IB) 도입을 위해 순자본비율(신NCR)을 채택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을 분석하거나 금융감독원이 감독업무를 진행하는 데는 여전히 구NCR이 활용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구NCR 역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3분기 구NCR은 164.1%로 직전 분기(172.7%) 대비 8.6%포인트 떨어졌다. 과거 금융당국 경영개선 권고 수준인 150%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진행된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면 구NCR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본 적정성이 더욱 나빠질 위험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9월 미래에셋대우의 미국 15개 호텔 인수에 대해 "재무적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대규모 투자에 그룹 계열사가 전체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은 부담요인"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사옥
미래에셋대우 사옥

이러한 우려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재무 적정성에는 이상이 없다”며 “순자본비율 등 재무 건전성 지표는 다른 증권사 대비 가장 높은 편으로 투자금이 회수되고 신규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부동산 투자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6년 3,850억 원에 사들인 미래에셋 상하이타워는 현재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600억여 원에 사들인 독일 오피스빌딩 ‘타우누스8’은 지난해 6월 5,200억 원에 매각해 2년 만에 1,6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지난해 말 매각한 독일 쾰른 시청사(2016년 매입)도 1,700억 원가량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여전히 차갑다.

미래에셋대우의 주가는 지난해 8,280원(6월 27일)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30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5,060원인 미래에셋주가는 이달 중순 코로나19가 전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한때 3,500원 선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분야의 수요가 급감하고, 코로나 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호텔 분야에서 선순환구조가 마련됐다고 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은 2조5,000억이지만,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7,244억 원에 불과하다.

인수하는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주식가치에 비해 4배 가까이 더 웃돈을 주고 사야하는 셈이다. 업계에서 미래에셋의 인수파트너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발을 빼지 않겠냐는 소문마저 솔솔 나오는 이유다. 

지난 30여 년간 "위기 속의 기회"를 외치며 '투자의 귀재', '대한민국 증권가의 신화'로 통했던 박현주 회장이 이번 위기로 체면을 구기게될 지, 아니면 어떻게든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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