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주년 특집④] 코로나19로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여행·호텔산업
[창간6주년 특집④] 코로나19로 '최악 위기' 맞은 항공·여행·호텔산업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5.21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 항공사 줄도산 위기...각국 정부 지원나서
여행산업 초토화...국내외 여행 올스톱
특급호텔도 생존 몸부림..."처음부터 다시"각오

[모닝경제]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은 항공·여행·호텔 업종이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파산위기에 놓였으며 우리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들은 항공사 살리기에 나섰다.

해외여행의 수요가 많은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코로나 확산이 두드러지며 국내 여행업계가 입은 타격은 상상이상이다. 무급휴직 등 자구책을 마련해 버티고는 있으나 대규모 실직 사태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5성급 특급호텔이 홈쇼핑 판매까진 나선 호텔업계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준비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세웠다.

전 세계 항공사 파산 위기...각국 정부 지원책 마련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코로나19로 올해 전 세계 탑승객 수가 지난해에 비해 8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여행객 수요는 3월 이후 95%까지 줄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의 타격도 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업계와 유관 산업 종사자 2,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및 동남아 주요 노선의 여객이 크게 감소해 지난 3월 셋째 주 기준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약 93.5% 줄었고, 인천공항의 일평균 여객은 2019년 3월16일 19만 명에서 2020년 3월16일 1만6,000명으로 91.6% 사라졌다. 정부는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를 최소 6조3,00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전 세계 항공사들은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100년 역사의 콜롬비아 아비앙카 항공을 비롯해,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오스트레일리아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경영위기에 빠진 상태다.

항공업계의 고용불안도 수면으로 떠오른다. 항공업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국내 항공사6곳에서 3개월간 총 413명의 직원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직 인원의 70%에 이르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에어서울 등을 고려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각국 정부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국 항공사를 살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잉에만 170억 달러, 우리 돈 20조 원 이상 규모의 지원을 책정했고,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도 에어프랑스와 KLM 항공에 각각 10조 원 이상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 역시 항공업계 지원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국책은행을 통해 대한항공에 1조2,000억 원,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도 곧 마련될 계획이다. 물론, 국민의 혈세로 이뤄지는 이러한 정부 지원의 전제조건은 항공사의 자구 노력이다.

국내외 여행 올스톱...지역축제도 사라져

여행업계는 코로나19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 가운데 하나다. 세계관광기구(UNWTO)도 “올해 국가간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80% 줄어들 것”이라며 “기록을 시작한 1950년 이후 최악의 위기지만, 올해 말이나 2021년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봄에 열릴 예정이던 국내 지역 축제들은 모두 취소됐다.

코로나는 국내 여행 산업을 1984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 올해 3월 방한 외래객 수는 8만3,497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95%나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1984년 2월(8만2,345명) 이래 최저 기록이다. 

3월 한국인 출국자 수는 14만3,366명으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1989년 규모와 비슷하다. 출국자 수는 지난해 2,871만 명으로 역대 최고였다. 특히, 피해가 극심한 유럽과 북미를 방문하는 한국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283개다.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는 5,500여 개가 넘는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비교하면 약 20배 많다.

항공, 호텔 등 여행·관광 관련 세계 상위 100대 기업의 CEO들로 구성된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관광산업에서 1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의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6,3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예정이다. 

중견 여행사 직원 대부분이 유·무급 휴직 중이고,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임금의 70% 수준으로 유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6월부터 전체 임직원의 80% 정도를 대상으로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여행업계를 대표하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해 1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에 창사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냈으며, 매출액은 50.55%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1분기 영업손실 14억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등산·걷기여행·캠핑·자전거 등 이른바 ‘언택트 여행’이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아웃도어 시장은 꿈틀거리고 있다. 위메프에선 지난 4월 대표적인 차박(자동차 숙박) 용품인 차박 매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팔렸으며, 옥션은 4월 초보자용 낚시 세트가 지난해보다 86%, 자전거는 72%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특급호텔까지 홈쇼핑 판매...호텔롯데 상장 불발

투숙객들의 발길이 끊어진 국내 호텔업계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사업 계획을 다시 짜느라 분주한 모습인데, 특히 당분간 당장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을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모양새다.  

한 특급호텔은 TV홈쇼핑을 통한 객실 판매에 나섰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오는 24일부터 서울시내 5성급 호텔 최초로 홈쇼핑 방송을 통해 객실 특가 판매에 나선다.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은 지난달 말 객실 특가 프로모션 '2+1 오퍼'를, 롯데시티호텔은 지난달 말 체크인 시간을 새벽 5시로 앞당긴 상품을 선보였다. 글래드호텔은 '30시간 휴식 패키지'를 지난달 출시했다. 

그 동안 특급호텔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 객실료를 낮추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미지=GS샵)
(이미지=GS샵)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예약 급감과 취소환불 조치 등으로 호텔업계가 지난 3월 한달 간 약 5,8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지난 2월엔 호텔·리조트 전문 위탁운영회사 에이치티씨(HTC)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HTC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는 강릉미디어촌·평창미디어레지던스 운영 위탁을 맡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설을 보유하며 20년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문턱을 넘지못한 것이다.

해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의 유명 캡슐호텔 체인점 퍼스트 캐빈(First Cabin)’이 지난달 파산신청을 했으며, 인도의 저가 호텔 대기업인 오요(OYO)도 잠재 이익이 지난해 말 대비 70% 줄었다.

한편, 호텔신라는 주력 사업이던 면세점과 호텔이 손님 수 급감과 연이은 점포 휴점 등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호텔신라는 불과 4개월여 전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었다. 

호텔롯데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4.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96% 급감한 것이 컸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이 추진해왔던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미뤄졌다. 신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법칙과 게임의 룰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닝경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