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맞수] '승부수 띄운' 정지선 회장 vs '반전 노리는' 정용진 부회장
[유통 맞수] '승부수 띄운' 정지선 회장 vs '반전 노리는' 정용진 부회장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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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경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그동안 상반된 스타일의 경영을 펼쳐왔다. 정지선 회장이 과묵하고 내실을 다지는 스타일로 '정중동(靜中動)의 승부사'란 평가를 받았다면, 정용진 부회장은 화려한 경영 스타일과 '소통의 오너'란 별명을 얻을 정도의 적극적인 SNS 활동으로 대중의 중심에 섰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두 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유통망을 축소하거나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등 전통적인 긴축 전략뿐만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과감한 확장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정지선 회장은 그동안의 신중함을 벗고 과감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정지선 회장, '위기 속 공격경영' 돋보여...창립 50년만에 신사옥 마련도

코로나19 위기 앞에 대부분의 유통 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과는 달리, 정지선 회장은 오히려 사업 확장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올해 투자금액은 1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투자 금액 8,000억 원에서 약 4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6월)과 남양주점(11월)을 새로 열고, 내년 1월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2021년 1월)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2월 동대문 두타면세점이 문을 열었으며, 오는 9월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신규 입점할 예정이다. 특히, 함께 신규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코로나 사태에 따라 모두 사업권 중도포기를 선언했지만, 현대면세점은 계약을 마치고 매장 구성에 나서 대조를 이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한편, 정 회장은 신규 사업 진출 등 사업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2018년 진출했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던 새벽배송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최근 신선식품 배송 전문 온라인몰 '현대백화점 투 홈'을 론칭하고 오는 8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식품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2016년부터 케어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관련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올해 3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출시했다. 패션계열사 한섬은 최근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내년 초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비주력 계열사는 과감하게 정리하기로했다. 지난 3월 케이블 업계 6위로 서초방송을 운영하는 알짜 계열사 현대HCN 매각에 나섰는데, 매각 대금은 M&A와 신사업 진출 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은 최근 창사 50년만에 처음으로 자체 사옥을 마련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소재한 지상 14층, 지하 6층에 약 8,600평 규모로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과 사내 도서관, 피트니스 등도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71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금강개발산업을 모태로 1977년 현대쇼핑센터를 열며 백화점 사업에 진출했는데, 1983년부터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상가 내에 본사 사무실을 운영해 왔었다.

정용진, 올해 1분기 흑전으로 지난해 부진만회...신사업으로 반전 노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전반적인 유통업계의 실적 부진과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어려움에 처했으나,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온라인쇼핑의 공세가 거세지며 신세계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이마트 창립이후 26년만에 처음으로 컨설팅 업계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며 아직 뚜렷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지난해 11월엔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여의도 1.4배, 롯데월드 32배 규모의 복합 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용지 규모만 여의도의 1.4배, 롯데월드의 32배 규모로 2026년 1차 개장을 시작해 2031년 완전 개장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테마파크 사업 진출을 우려하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월엔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삐에로쑈핑 7개점을 순차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2018년 6월 문을 열었으나 1년 6개월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엔 H&B스토어 ‘부츠’의 18개 점포가 폐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전의 기미가 엿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 전반이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만회하면서 올해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가성비와 입소문을 앞세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도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으며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일환으로 신선식품 사업과 고객 체류형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텔사업도 새로 추진해 5성급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부산 해운대와 제주도 중문에 선보이고, 을지로3가와 판교, 역삼동에도 호텔을 짓는 등 2023년까지 호텔 사업장을 9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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