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민'(배달의 민족) 대안으로 떠오른 '공공 배달앱' 성공조건은?
[단독] '배민'(배달의 민족) 대안으로 떠오른 '공공 배달앱' 성공조건은?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5.29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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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수수료 논란에 단번에 대안서비스로 떠올라
"흉내만내선 민간앱과 경쟁안돼" "실효성 있을까" 우려도
지역 상생 모델 장착해야..."운영능력과 플랫폼 개발역량은 필수"

[모닝경제] 지난달 '배민(배달의 민족) 사태'로 큰 주목을 받았던 공공 배달앱이 다시한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공 배달앱을 추진하는 지자체들의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배민의 대안 서비스로 자리잡으리란 기대가 모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공공앱들의 실패사례를 들어 공공 배달앱의 실효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간 시장에 대한 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도 부담이다. 공공 배달앱은 이러한 의구심들을 해소하고 시장에 안착해야하는 과제를 안게됐다.  

'배민 사태'로 급부상한 공공 배달앱

지난달 1일자로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논란은 단번에 공공 배달앱을 이슈의 중심으로 밀어올렸다. '배신의 민족'이란 비아냥을 넘어 '배민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공공 배달앱이 배민의 대안 서비스로 떠오른 것이다.   

자영업자로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가맹점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배민이 독점기업이나 다름없는 지위를 악용해 갑질 횡포를 부린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가맹점주들에게 오히려 득이 되는 개편"이란 배민측의 설득은 소용없었다.

당시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배민 비난에 앞장섰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안으로 제시한 공공 배달앱에 큰 관심이 쏠렸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공공앱 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 지사는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경기도 내 유관 기관, 유관 부서 등과 함께 긴급회의를 열고 추진 방침을 확정했다. 경기도의회 토론회를 통해 관련 현안과 과제를 점검하는 등 공론화 과정도 거쳤다.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26일은 경기도 공공 배달앱 구축 사업의 실행을 맡은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입찰공고를 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알린 것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한 걸음씩 진도를 나가는 모습이다. 군산시는 '배달의 명수’를 지난 3월 13일, 인천 서구는 '배달 서구'를 이달 1일 정식으로 선보였다. 광명시는 지난 3월부터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배달앱 '놀장(놀러와요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광진구는 지난 19일 '광진나루미' 구축 입찰을 마감하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에서도 올해 안에 자체 배달앱(가칭 제로배달앱)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합회측은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손잡고, 연 매출 8억 원 이하 소상공인에겐 수수료를 면해주는 배달앱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있다.
 
"신중한 접근 필요" "실효성 높여야" 지적도

한편, 공공 배달앱이 '관' 주도로 추진되는 사업인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경기도의회가 개최한 ‘배달 플랫폼 기업의 문제와 대안’ 토론회에선 도 의원, 도 공무원, 플랫폼 업계 전문가, 배달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주고받았다.

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공공이 수행하는 상생의 범위는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배달 스타트업도 고려돼야 한다”며 “경기도가 공공앱으로 배달 시장에 직접 참여하면 도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스타트업 장려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29일 경기도의회에서 “배달 플랫폼 기업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경기연합뉴스)
지난 4월 29일 경기도의회에서 “배달 플랫폼 기업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경기연합뉴스)

김철민 BEYOND X 대표에디터는 “어플을 활용한 판매가 확대되면서 음식 맛이나 재료, 위생 같은 본질적인 부분보다 리뷰 관리나 할인 판매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커졌다”며 “우체국택배와 같이 공공과 민간의 성격이 혼재된 영역의 성공사례도 있으므로 공공앱이 서비스의 질을 충분히 끌어올린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욱 제머나이소프트 대표는 “공공앱이 단순히 민간앱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대규모의 인력과 자본, 경험을 갖춘 민간앱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공공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하며 식당·음식 외 여타 분야의 소상공인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 배달앱이 성공하려면

공공 배달앱이 이러한 우려들을 불식시키고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공공배달앱의 실효성을 높이고 민간배달앱과의 차별화 요소를 확보해야한다는 데 모아진다.

경기도의회 토론회에서 마지막 토론자로 나섰던 이강원 허니비즈 변호사는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와 민간의 결합에서 시너지가 발생한다”며 “지역화폐, 위치기반 서비스, 전통시장 활성화 등 지자체와의 상생 모델에 기반한 솔루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세종시 기반 지역형 공공 배달앱 '세종배달대왕'. (이미지=렛츠)
세종시 기반 지역형 공공 배달앱 '세종배달대왕'. (이미지=렛츠)

지역형 공공 배달앱 '세종배달대왕'을 개발한 렛츠의 황성진 대표는 "공공 배달앱은 민간 앱과는 달리 비영리 성격이 강하므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공공 배달앱의 개발과 구축은 민간 업체에서 담당하고, 운영과 관리는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기관이 협의해 운영하면 공공성도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문배달중계 플랫폼 개발업체 스파이더아이앤씨의 이경철 대표는 "배달 서비스의 출발점인 주문에서부터 종착점인 배달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마다 요구되는 개별 시스템을 비롯해, 배달앱 생태계의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주문·POS·배달대행 업체들의 제각각 다른 시스템들을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개발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익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앱 운영능력과 배달시장의 다양한 기술 수요를 만족시키는 플랫폼 개발역량이 공공 배달앱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선보이는 공공 배달앱들이 저마다 어떤 해법으로 상생(相生)의 과제를 풀어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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