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종부세 강화 등 부동산 대책 직접 지시...집값 잡힐까?
文 대통령, 종부세 강화 등 부동산 대책 직접 지시...집값 잡힐까?
  • 신동훈 기자
  • 승인 2020.07.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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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현미 장관 긴급보고 받아..."종부세법 개정 최우선" 지시
여당 "국민께 죄송" "7월 종부세법 개정 추진"..."더 근본적 대책 필요" 비판 여전

[모닝경제] 6.17 부동산 대책이 실패한 것으로 판명나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들을 준비하며 '집값 잡기'에 온 힘을 쏟는 모양새다.

규제 강화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후속 부동산 대책이 예고되고 있지만, 시민단체나 부동산 전문가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文 "종부세법 개정 최우선"...여당 "국민께 죄송"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예정에 없던 긴급 보고를 받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거센 비판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이 겹치자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달 29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유튜브 화면 캡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15주 만에 처음으로 50%대 아래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직무긍정률)는 지난 5월 첫 주 71%를 기록한 이후 8주 연속 하락하며 두 달만에 21%포인트가 날아가 버렸다. 수도권과 30대 지지율에서 하락폭이 컸던 탓이란 분석이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입법과제로 처리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지난해 12.16 대책에 포함됐으나, 20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폐기된 상태다. 

한편, 여당 지도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한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임대사업자 정책, 부동산 조세 정책과 함께 투기 소득 환수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종부세법 개정을 7월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종부세법 등 부동산 5법 개정 추진...비판여론은 여전

더불어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주택법,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등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부동산 5개 법안을 재추진키로 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했고 대통령의 직접 지시도 있었던 만큼, 이번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개정안의 핵심은 종부세 세율 조정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구체적인 세율 조정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당대표(가운데)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사진=더불어민주당)
지난달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당대표(가운데)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사진=더불어민주당)

다만, 정부가 12.16 대책 발표 당시 제출한 종부세율 조정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는 당시 2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구간별로 0.6~3.2%의 세율에서 0.8~4.0%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소 0.2~0.8%p 추가 인상되는 셈이다. 

또 실수요자인 1주택자도 인상된다. 과세표준 구간별로 0.5~2.7%의 세율을 적용했으나,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0.6~3%의 세율이 적용돼 인상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문제는 종부세법 개정이 부동산 시장에서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로선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부세 강화로 보유세 부담은 늘어니지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예상돼 이른바 '매물 잠김' (부동산 매물 부족 현상)만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개인과 비교할 때 반의 반에도 못 미치는 법인의 종부세율 강화와 불공정한 공시지가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보유세 강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며 "다주택자들의 종부세율 인상은 이미 9·13 대책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너무 잦은 대책에 내성 생겨" "더 근본적 대책 필요" 

시민단체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문재인 정부가 너무 빈번하게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의 내성이 강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의 6·17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전에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식으로 최소한 단기적 효과는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대책 발표 직후에도 집값은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김포, 파주 등 일부지역에선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르기까지 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단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일 성명을 내고 "지시와 방향이 틀렸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경실련은 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확대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현재의 신도시 개발방식은 공기업이 강제수용한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원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민간업자에게 택지를 매각하거나 소비자에게 주택을 분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기업 땅장사 중단이 없는 공급 확대책은 집값을 띄우고 재벌, 건설업자, 공기업, 부동산 부자만 대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신도시를 개발해도 입주까지는 10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 당장 공급확대로 이어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근본대책으로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 ▲선분양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시행 ▲신도시와 공공택지, 국공유지 토지의 공공보유 ▲공시지가 2배 인상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제거 ▲임대사업자 대출 전액회수 ▲실거주지 아닌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 회수 ▲개발확대책 전면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집값을 잡겠으니 지켜보시라'고 호언했던 대통령이나 여당, 정부가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로 내놓을 '22번째' 대책이 현 정부의 마지막 부동산 대책이 될 가능성도 높아보이지 않는다. "이젠 집값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는 국민들에게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깨트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제시할 '마지막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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