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 통 큰 배당하는 외국계 기업, 국내 투자·고용엔 ‘인색’
본사에 통 큰 배당하는 외국계 기업, 국내 투자·고용엔 ‘인색’
  • 신목 기자
  • 승인 2020.08.23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EO스코어, 국내 500대기업 내 외국계 실적·투자·고용 및 배당·기부금 분석

[모닝경제= 신목 기자]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고수익을 거두면서도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기업이 수익성 악화에도 투자와 고용을 확대했지만, 외국계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서도 투자와 고용 모두를 줄였다.

특히 외국계 기업은 순이익의 80% 이상을 배당하는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비롯한 4개 기업은 배당액이 순이익보다 많았다. 반면 외국계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기업의 절반에 그쳤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제외) 43곳의 실적과 투자,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3조4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했고 직원수는 8만6187명으로 4.3% 줄었다. 

외국계 기업은 지난해 외형 확장과 함께 이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가운데서도 투자와 고용은 축소했다. 외국계 기업의 작년 매출액은 149조3328억 원, 영업이익은 5조4179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7.4%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8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3.6%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실적 악화에도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 국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517조65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42조909억 원으로 30.2% 급감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투자액(161조9833억 원)과 직원수(146만5294명)는 1년 전보다 각각 1.8%, 1.7% 확대됐다.

43곳의 외국계 기업 중 지난해 투자를 확대한 곳은 29개 기업으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14개 기업의 투자 축소 규모가 증가액을 웃돌며 전체 투자액 감소로 이어졌다. 2018년 외국계 기업 내 투자액 기준 ‘톱3’를 차지했던 에쓰오일(S-Oil),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일제히 투자를 줄였다.

에쓰오일의 작년 투자액은 8276억 원으로 2018년(2조417억 원) 대비 59.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코스트코코리아(770억 원)와 코닝정밀소재(1800억 원) 투자액도 각각 81.7%, 38.9% 줄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씨앤에스에너지(-89%),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83.3%)와 함께 투자 감소율 기준 상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기업 43곳 중 16개 기업이 지난해 직원수를 총 1188명 늘린 반면 19개 기업은 5102명 줄였다. 이 가운데 한국지엠의 직원수가 업황 악화와 구조개편 등의 여파로 2018년 1만2424명에서 작년 8914명으로 28.3%(3510명) 줄었다.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축소한 외국계 기업은 5곳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투자 –59.5%, 고용 –1%)을 비롯해 코닝정밀소재(–38.9%, -2%), 한국쓰리엠(-18.9%, -2.4%), 금호타이어(-43.6%, -2.9%),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 -4.1%) 등이다.

외국계 기업의 배당성향은 여전히 8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2조82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이 2.5% 줄며 평균 배당성향은 0.7%포인트 높아진 80.7%를 기록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순이익(3144억 원)의 2.1배에 달하는 6550억 원의 배당을 실시, 가장 높은 배당성향(208.3%)을 기록했다. 이어 오비맥주(160%), 볼보그룹코리아(127.2%), 도레이첨단소재(110.7%),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 유한킴벌리(99.9%), 노벨리스코리아(96.8%), 동서석유화학(93.7%), 한국무라타전자(87.4%) 등이 배당성향 상위 10위를 형성했다.

외국계 기업의 지난해 기부금은 7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로 2018년과 같아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작년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0.1%인 것에 비춰 절반 수준이다.

쥴릭파마코리아의 기부금이 1년 새 83.5% 감소한 것을 비롯해 동양생명(-77.9%), 푸본현대생명보험(-69%), 한국지엠(-59.2%), 한국무라타전자(-50%) 등 5곳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기부금액을 줄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기부금(194억 원)이 작년 대비 0.6% 줄어든 가운데서도 기부금 규모에서 2018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라이나생명보험의 기부금이 56.9% 증가한 122억 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14.2% 증가한 111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기부 기업에 합류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닝경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