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3법 추진 논란]재계 "기업경영권 위협" vs 정부 "공정경제"
[공정경제 3법 추진 논란]재계 "기업경영권 위협" vs 정부 "공정경제"
  • 한상희 기자
  • 승인 2020.09.30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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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진= 모닝경제 G.D]
정부가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이라 불리는 법률 제.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재계와 야당이 기업의 경영권 위협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모닝경제 G.D]

[모닝경제] 법무부는 지난 28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제·개정 법안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이른바 ‘공정경제’의 결정판이다.

정부·여당은 향후 이 제·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이 근절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관련하여서는 “중립적인 감사위원을 통해 대주주를 견제하는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계는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한국만의 과도한 규제”라고 반박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선, 집단소송제는 지금까지 주가조작・허위공시 등 증권분야에서만 집단소송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단 피해자가 50인 이상이어야 한다. 피해 제외신고를 한 피해자를 제외한 모든 피해자에게 판결 효력이 미친다.

법무부는 "최근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의 경우 집단소송제가 일반화된 미국과 특별법으로 도입된 독일에서는 배상이 이뤄졌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수에 대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현존하는데도 개별 피해의 회복이 어려운 제도적・현실적 한계를 개선하고자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분쟁 해결을 위해 피해자의 주장책임도 경감한다.

기업이 자료제출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원은 자료 제출을 신청한 피해자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증권 분야의 집단소송이 소송허가와 본안으로 사실상 6심제였던 점도 개선된다.

또 한국형 증거개시제와 증거조사 특례를 마련해 집단소송에 국민참여재판을 적용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판매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진다. 상행위로 인한 손해가 아님이 입증된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된다.

징벌성 손해배상제는 개별 법률에 우선해 적용되며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배제·제한하는 특약은 무효가 된다.

그러나 법 개정에 반대하는 재계에서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시행될 경우 외국계 기관투자자 연합이 우리 주요 기업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감사위원을 진출시켜 '외국자본의 이사회 장악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법무부는 모든 감사위원을 분리선출 하는 것이 아니라, 1인의 감사위원에 한해서 따로 선출하는 것이고, 여전히 다수의 감사위원은 기존 방식대로 선임 가능하기 때문에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이 이사회를 장악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회사의 경우 이미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시행 중이다.(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5항 참조)

또 일각에서 외국계 기관투자자는 투기자본이고 경영진의 의사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의사합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반드시 투기자본이거나 모두 경영진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라며,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이사회에 대한 경영감독 기능이 정상화됨으로써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법무부는 밝히고 있다. 

이와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법 개정을 찬성하며,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변은 논평에서 “집단소송제도가 세계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기업의 위법행위로 인한 다수 피해자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 BMW 자동차 화재 사건, 라돈 침대 사건 등 기업의 제조물로 같은 피해를 대량으로 입은 소비자 피해 사건이나 ▲DLF 금융피해자 사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건 등 대규모 금융피해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서 증거가 구조적으로 편재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피해자의 입증책임을 덜고, 소송 전 증거조사 제도를 도입한 것도 올바른 방향”이라고 꼽았다.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일반화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업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위법한 행위를 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변 등은 “그동안 흩어져 있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던 다수 피해자의 재판청구권을 비롯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위법한 기업행위를 억제해 기업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재계의 기업 활동 위축 우려에 대해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대다수 기업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소송제도의 남용과 영세 상인보호 등을 고려해 적용 대상의 범위와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재계는 기업들을 압박하는 '악의적 소송'이 남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기업들에 대한 자료제출 명령을 강화한 것은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라는 것인데, 이는 공격 당하는 기업을 무방비 상태로 몰아 부치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가 기업부담을 늘리는 법안을 입법 추진하는 것은 코로나 위기로 어려운 기업들에게 경영 불확실성을 더욱 키운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도 “기업들이 최근 코로나19로 경영·고용상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법안들을 기습적으로 추진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법안의 산업적 영향과 법률적 측면에 대한 연구와 국민적 토론을 촉구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도 논평을 내고 “법무부의 집단소송법 제정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도입을 위한 상법 개정에 대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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