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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작업환경보고서 공개...영업비밀 Vs 알권리
삼성전자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256GB eUFS'과 평택반도체 공장 전경.

[모닝경제] 백혈병 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했던 산업재해 환자들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지난 수 십년동안 제기됐던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공개 문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대전고법에서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를 유족에게 공개하라고 내린 판결을 근거로 최근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를 산재 입증을 위해 전면 공개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산재입증을 위해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에게도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행정지침을 개정했다.

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지침 중 '안전보건자료 유형별 공개 여부 판단 참고자료(예시)' 부분에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 내용은 개인정보(근로자명)를 빼고 모두 공개를 원칙으로 함"이라고 개정한 것.

또 "측정위치도와 공정별 취급 화학물질·사용량, 근로자 수, 화학물질 측정치·노출 기준 등이 기업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 생명·신체·보건과 직결된 정보이므로 공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작업환경 측정보고서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유해물질(총 190종)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기재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6개월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한다.

고용부는 직업병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삼성 측에서는 “30년의 노하우가 담긴 영업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에 각각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도 보고서 내용이 국가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삼성의 공개중지 신청을 받아들여 정보공개를 중지시켰지만, 산업부는 오는 16일 반도체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 위원들이 판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원지법 행정3부(당우증 부장판사)는 13일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부분공개결정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심리는 양측의 대리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40여 분간 이어졌으며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를 둘러싼 각자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재 신청 당사자에게는 외부 유출 방지를 전제로 자료는 물론 현장까지 충분히 보여줄 용의가 있지만, 이해 관계자가 아닌 시민단체를 비롯한 3자에게 보여주는 건 핵심기술 유출 위험이 커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고용부는 보고서 공개가 기업 비밀을 침해할 여지가 없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차원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고용부 관계자는 "소송 결과 영업비밀로 인정할 부분은 지침에 반영하고, 정보공개 수준은 행안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전고법의 판례에서 보듯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기업의 경영상·영업상 비밀로 보기 어려운 정보에 대해 일반인과 산재 당사자를 구분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공개의 취지와 신청인의 상황 등을 고려해 행정안전부에 정보공개 수준과 방법 등을 구분해 결정하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측 가처분 신청에 대한 수원지법의 판단은 이달 20일 이전에는 나올 전망이다.

고용부가 삼성전자의 기흥·화성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 방침을 지난달 20일에 결정해 정보공개법에 따른 30일의 유예기간 이후인 이달 20일부터 보고서가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붕 기자  parkjb@morningecono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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