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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인정' Vs '국면 전환'
17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나두식 지회장(왼쪽)과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오른쪽)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 합의서에 서명했다.

[모닝경제] 삼성이 80년 무노조경영 기조의 기로에 서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가전 등 전자제품 사후관리서비스(A/S)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가 90여 개 협력업체 직원 약 8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는 수리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용역관계인 협력사 소속 기사들을 통해 AS를 제공해왔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이번 직접고용 결정으로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앞으로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지난 80년동안 삼성그룹이 고수해 온 무노조경영 방침에 변화가 생길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최근 삼성이 '노조 와해'를 시도한 의혹에 대해 강도높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뇌물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한 국면전환용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에는 총 10개(2개는 복수노조)의 노조가 있다. △삼성생명(1962년 설립) △삼성증권(1983) △삼성물산(에버랜드) (2011) △삼성전자서비스지회 (2013) △삼성SDI (2014) △삼성엔지니어링 (2017) △삼성웰스토리 (2017) △에스원 (2017) 노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 노조의 조합원 규모는 최대 수십 명에 불과할 정도로 가입인원이 적고, 단체협상 참여 여부 등 조직 대표성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분 99%를 소유한 삼성전자서비스는 직원이 약 1200명으로 모두 정규직이다.

삼성전자 제품의 유지보수 위탁계약을 맺고 있는 협력사 90곳의 노동자 약 80000명 중에는 각 협력사가 직접 고용한 직원들도 있지만 계약직들도 있다.

이 때문에 불법파견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들 협력사 직원 380여명은 지난 2013년 7월 노동조합을 결성, 금속노조에도 가입했다.

또한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직접 업무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초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협력업체 소속 수리기사를 대상으로 (삼성이) 업무 교육과 평가를 했지만 이는 균일한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며 “양자 간에 서비스 업무 계약이 근로자 파견 계약에 해당이 안 돼 수리기사를 고용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후에도 이들이 노조를 결성할 경우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그룹에서 최대 규모의 노조원을 둔 계열사가 된다.  

아울러 삼성웰스토리, 물산(에버랜드), 에스원, 삼성SDS(장비유지보수) 등 용역업체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전자서비스의 직접고용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예상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사 직원 ‘직접고용’ 결정은 지난 수 년간 갈등을 이어온 노조와의 관계개선에 큰 의미가 있지만, 검찰의 ‘노조 와해’ 수사 도중에 이 같은 발표가 나온 것은 되짚어볼 일이다.

삼성 측은 이른바 노조파괴 문건에 대한 검찰수사와 무관하게 예전부터 준비해온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선제적인 조치와 발표가 없었기에 등떠밀려 발표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는 지배구조 개선 압박,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는 노조와해 문건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까지 발생했다.

앞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삼성전자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정황이 담긴 문건 6,000여 건을 발견했다.

이에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법원 상고심 재판을 앞둔 상황이라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으로서는 자구적 성격의 국면전환용 대책을 서둘러 강구할 필요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박재붕 기자  parkjb@morningecono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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