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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字 칼럼]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삶... 그렇기에 더 살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전 보건복지부 차관)
  • 신언항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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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경제] 얼마 전 히말라야 산 베이스 캠프(base camp)에 머물던 유명 산악인 일행이 사망했다. 돌풍을 동반한 눈사태 때문이었다.

히말라야와 같은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더라도 안다.

그럼에도 왜 산을 오를까? 산(山) 사람들은 “거기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정복했다는 희열을 맛보기 위해서다”라고 한다.

우리 네 삶은 어떤가. 산을 오르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거칠고 사납다.

매일 사건·사고를 접하면서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참으로 신비스럽게 느낄 정도다. 엊그제 병원에 갔을 때, 혈액종양내과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봤다.

나도 백혈병에 걸리면 힘든 치료과정을 견딜 수 있을까. 또 죽음의 공포에 어떻게 맛 설수 있을까. 등을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요즘 가정폭력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된다. 어쩌다 모진 사람과 인연을 맞아 30여 년간 시달렸다는 한 여성. 끝내는 전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결혼과 출산을 통하여 또 하나의 인간을 위험하고 힘든 삶의 현장에 내보낸다.

그리고 출산 했을 때, “축하한다!”고 한다. 또 매년 생일이 오면 ‘행복한 생일(Happy Birthday!)노래’를 불러준다.

왜 그럴까?

산사람들 같이 힘들고 모진 환경 속에서도 살아 남았다는 희열 때문 아닐까.

몇 시간 있으면 죽음의 사자(使者)와 만날지 모르지만, 컵라면을 먹으면서, “그 맛 죽여 주네!”와 같은 작은 행복감 때문이 아닐까.

인생도 그렇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위험을 피해오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희열과 행복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내일을 기대하며 사는 게 아닐까?  

신언항 칼럼니스트  webmaster@morningecono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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