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2차전지 법적분쟁] LG화학, "핵심인력 빼가" vs SK, "대표적 경력증명서류"
[LG-SK 2차전지 법적분쟁] LG화학, "핵심인력 빼가" vs SK, "대표적 경력증명서류"
  • 신목 기자
  • 승인 2019.04.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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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美서 SK이노베이션 상대 ITC 등에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제소
국내 대법원서도 SK이노베이션 전직자 5명 대상 전직금지 가처분 승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핵심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법적소송에 들어갔다. (사진은 LG그룹(좌)과 SK그룹(우) 본사 사옥.)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핵심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법적소송에 들어갔다. (사진은 LG그룹(좌)과 SK그룹(우) 본사 사옥.)

[모닝경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와 SK가 2차전지 분야의 핵심기술 유출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소송을 벌이게 됐다. 

LG그룹 핵심관계사인 LG화학에서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최근 2~3년동안 자사의 전문인력들을 채용해가는 방식으로 지난 30여년간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개발해 놓은 2차전지 핵심기술들을 빼내가고 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  

이와관련 LG화학은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ITC에는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셀,팩, 샘플 등의 미국내 수입 전면금지를 요청하는 한편,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SK Battery America)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도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 자료 발견"

LG화학은 이에대해 "이번 소송은 LG화학 자체조사 결과,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견했기 때문에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서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서 LG화학은 "미국 ITC 및 연방법원은 소송과정에 강력한 ‘증거개시(Discovery)절차’를 두어 증거 은폐가 어렵고, 이를 위반 시 소송결과에도 큰 영향을 주는 제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거개시절차란, 미국의 경우 소송 당사자가 보유하고 있는 소송과 관련된 각종 정보 및 자료에 대해서 상대방이 요구할 경우 제출할 법적 의무가 있어 이를 통해 소송 대리인들은 상대방의 증거자료에 접근이 가능하다.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수입금지요청에 대해 ITC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화학의 입장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7년부터 불과 2년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고, 이 가운데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LG화학은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도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LG화학 핵심인력 대상으로 추가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입사지원 서류에는 2차전지 양산 기술 및 핵심 공정기술 등과 관련된 LG화학의 주요 영업비밀이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입사지원 서류에 LG화학에서 수행한 상세한 업무 내역은 물론 프로젝트 리더,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 전원의 실명까지 기술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직원 A의 입사지원 서류에는 전극 제조 공정 관련 프로젝트 내용이 당시 상황과 배경, 목적에서부터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개선 방안과 성과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내용이 모두 기재되어 있다.

SK이노베이션 입사서류(프로젝트 동료 기재하게 한 사례.)
SK이노베이션 입사서류(프로젝트 동료 기재 한 사례.)

이를 위해 입사지원 인원들은 집단적으로 공모해 LG화학의 선행기술, 핵심 공정기술 등을 유출했으며, 또한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여건에서 1,900여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LG화학측은 주장했다.

■ "내용증명 통해 자제요청과 경고했으나, 영업비밀 유출은 계속"

LG화학은 이번 법적대응에 앞서 ’17년10월과 올해 4월 두 차례 SK이노베이션측에 내용증명 공문을 통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발견되거나 영업비밀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임도 경고했다.

LG화학은 이 같은 자제요청에도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 채용과정에서 유출된 영업비밀 등을 2차전지 개발 및 수주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이러한 행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이들을 통해 유출된 LG화학의 영업비밀 등을 이용하여 선두업체 수준의 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했고, 이러한 점들이 최근 미국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시작한 배경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LG화학 핵심 인력을 대거 빼내가기 전인 ’16년말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30GWh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430GWh로 1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입사서류(핵심 기술 유출사례) (이상, 자료제공 = LG화학)
SK이노베이션 입사서류(핵심 기술 유출사례) (이상, 자료제공 = LG화학)

■ "올해 초 대법원도 영업비밀 유출 우려 및 양사간 기술 격차 인정해 ‘전직금지 결정’ 내려"

LG화학은 올해 초 대법원에서 2017년 당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핵심 직원 5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전직금지가처분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유출 우려, 양사 간 기술 역량의 격차 등을 모두 인정해 지난해 이례적으로 장기간에 해당하는 ‘2년 전직금지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이 LG화학의 승소를 최종 확정했다.

LG화학은 1990년대 초반부터 막대한 투자를 통해 2차전지 분야를 집중 육성해 온 업계 선두주자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사 연구개발비로 1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이 중 전지분야에만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배터리 등 전사 연구개발비가 2,300억원(‘18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LG화학은 주장했다. 

다시말해, LG화학이 전지 한 분야에 투자한 연구개발비가 SK이노베이션의 전체 연구개발비를 크게 상회할 만큼 양사간 연구개발 투자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특허에 있어서도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특허건수는 16,685건인데 비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에 불과하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19년 3월 31일, 국제특허분류 H01M관련 등록 및 공개기준)

이와관련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3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이번 소송은 경쟁사의 부당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고, 정당한 경쟁을 통한 건전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LG화학 자동차전지 수주잔고 110조원 돌파

LG화학은 1992년부터 2차전지 관련 연구개발을 검토해 1995년 본격적인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1998년 국내 최초 상업화 및 대량생산체제 구축 성공, ▲2000년 미국 연구법인 설립 ▲2004년 SRS®(안전성강화분리막) 기술 독자개발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GM의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 선정 등 업계 선두주자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특히 국내를 비롯해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개 지역에 자동차전지 생산거점을 구축한 전세계 유일한 업체로 15년 이상 축적한 양산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소재 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LG화학만의 특허받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Stack & Folding’ 제조 기술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며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파우치(pouch) 타입’ 등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으로 고객사의 호평을 받으며 주문량이 늘고 있다.

그 결과 LG화학의 자동차전지 누적 수주잔고는 올해 3월말 기준 11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대해 SK이노베이션측은 참고자료를 통해 “프로젝트에 함께한 팀원 실명을 기술하는 것은 입사지원서 작성자 전부가 아닌 면접 합격자에 한해 요구되며, 경력 증명 서류 양식 중 대표적 양식”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함에 따른 국익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본지는 이 기사에 대해서 SK이노베이션측이 보다 구체적인 반론을 제기하면 언제든지 반영할 수 있다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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